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된 지 꼭 5년이다.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금융 일상의 시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금융산업의 비대면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년 만에 국내 ‘리테일 뱅킹'(소매금융·가계대출) 시장의 모바일화와 비대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지난달 말(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36조1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3조4829억원) 대비 2조6610억원(7.9%) 증가한 규모다.
인터넷은행별로는 지난해 가계대출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가 석 달 새 5315억원에서 2조3688억원으로 1조8373억원 늘었다.
케이뱅크는 7조900억원에서 7조8100억원(7200억원 증가)으로, 카카오뱅크는 25조8614억원에서 25조9651억원(103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이 도드라진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지난 1분기 가계대출 합산 잔액은 36조1439억원으로 전년 말(33조4829억원)보다 7.9%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에 1~3월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약 6조원 줄어든 것과 또렷이 대비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범 직후 9일 만에 대출 영업을 중단했던 토스뱅크 여신은 지난해말 5315억원에서 지난 3월 말 2조3688억원으로 3개월 만에 4.5배 성장했다.
인터넷은행의 약진은 비대면·모바일 플랫폼의 편의성과 상대적으로 싸고 후한 수수료·금리, 서비스 혁신 덕에 젊은 세대 중심의 이용 고객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뱅크 앱 가입자는 1827만명, 케이뱅크는 750만명에 달한다. 토스뱅크도 23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토스 앱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약 1400만으로 성장했다.
대출 포트폴리오도 신용대출과 전월세대출에 이어 주담대, 가계대출 성격의 기업대출인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까지 확대되고 있다. 리테일 분야에서 인터넷은행이 몰고 온 모바일·비대면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챗봇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모바일 주담대를 선보인 카카오뱅크는 약 한 달만에 1000억원 넘게 팔았다.
전날부턴 대출 대상을 KB 부동산 시세 9억 원 이상으로 확대해 대출 한도를 6억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렸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5일 출범 이후 167일만인 지난 21일 기준 가입자 수가 235만22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평균 가입 고객은 약 1만4000명으로 ‘6초에 1명’씩 가입한 꼴이다. 토스뱅크 이용 고객 중 토스뱅크 통장을 개설한 고객은 205만5255명이었다. 이 중 83.2%가 ‘실사용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사용 고객이란 1원 이상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체·송금 등 다양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의미한다.
고객 1인당 평균 831만원을 맡겨 토스뱅크의 수신액도 17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고객 1인당 평균잔액이 약 158만∼167만원 수준이었다
인터넷은행의 혁신이 몰고 온 가격·서비스 경쟁 활성화는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로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 비용과 인건비가 적어 대출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거나 예금금리를 높게 가져갈 여력이 있다.
각종 수수료 감면과 중도상환료 면제, 금리인하요구권 확대로 소비자 편의와 편익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과제도 없지 않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지난해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중금리 대출) 비중 목표에 미달했다.
중금리 대출 확대로 고신용자 대출이 줄면서 자산 건전성 부담도 안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확대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목표 비율을 설정하기보단 ‘공급액’ 기준 목표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